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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조속에서 울다

Lib'rary

by ZEIl 2020. 3. 1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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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빈이란 배우를 알게 된 것은 MBC 베스트극장 <낙조 속에서 울다>를 보면서다. 배수빈은 그 단막극에서 에이즈에 걸린 양아치 역, 형국을 연기했다. 어렸을 적 엄마에게 버림받은 것에 트라우마가 있던 형국은 그가 에이즈에 걸린 후, '엄마'를 찾아 나선다.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 어째서 자신을 버렸는지 따위가 궁금해진 것이다. 그리고 주정뱅이였던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인 반지를 엄마에게 전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엄마'를 찾아 한 어촌마을로 향한다.  알음알음 묻고 물어 '엄마'가 일하고 있는 식당을 찾는다. 그는 거기서 선자를 만난다. 억척스럽고, 한쪽 발을 저는 선자를 보면서 형국은 한눈에 그가 자신의 엄마임을 알아챈다. 그러나 선자는 아직까지 형국을 알아보지 못한다.

돈 많은 언 놈을 따라나갔는 줄 알았는데, 고작 이런 허름한 식당에서 발까지 저는 선자를 보며 형국은 분노에 잠긴다. 그리고 배다른 남매인 미옥을 보면서 알 길 없는 연민의 감정을 느낀다.

형국은 선자의 삶에 무턱대고 끼어든다. 선자는 자신의 집에 눌러앉은 형국이 이상하게 낯이 익다. 그러다 결국 형국이 어렸을 적 자신이 버린 아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형국은 추후 선자에게 묻는다. 왜 자신을 버렸는지. 선자가 말한다. 맞아 죽고 싶지 않아서 뛰쳐나왔다고. 
형국이 울부짖는다. 그러면 돈 많은 놈 만나서 잘 살지, 이게 뭐냐고. 선자는 말이 없다. 

형국은 결국 선자에게, 그리고 배다른 동생 미옥에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떠난다. 선자는 그런 형국을 잡아보려 하지만, 형국은 미소만 남긴 채 죽을 자리를 찾아 버스를 타고 떠난다.

<낙조 속에서 울다>, 제목이 끌렸다. 어촌마을의 해변에서 형국은 말 그대로 낙조 속에서 우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가끔 알 수 없을 만큼 쓸쓸한 기분이 들 때면 외장하드에서 종종 꺼내서 다시 보곤 하는데, 볼 때마다 하염없이 신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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